지난 1편에서는 신장의 중요한 역할과 만성 신부전(CKD)이 어떤 질병인지 알아보았습니다. 만성 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75% 이상 손상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'침묵의 질병'이라고도 불립니다. 그래서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.
이번 2편에서는 강아지 만성 신부전을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증상들과 동물병원에서 신부전을 진단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. 우리 아이가 보내는 작은 신호라도 놓치지 마세요!
😥 혹시 우리 아이도? 만성 신부전 의심 증상들
만성 신부전의 증상은 신장 손상 정도와 진행 속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, 초기에는 매우 미묘할 수 있습니다. 다음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만성 신부전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.
- 다음다뇨 (Polydipsia/Polyuria, PD/PU): 가장 흔하고 중요한 초기 증상!
- 물을 평소보다 훨씬 많이 마시고 (다음), 소변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며 색이 옅어집니다 (다뇨).
- 신장의 농축 기능이 떨어져 수분을 재흡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배출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.
- 실내 배변 실수가 잦아지거나,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깨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.
- ❗ 중요: 노령견의 자연스러운 변화로 오해하기 쉽지만, 다음다뇨는 신부전 외에도 당뇨, 쿠싱 증후군 등 다른 심각한 질병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검사가 필요합니다.
- 식욕 부진 및 체중 감소: 신장 기능 저하로 체내에 노폐물(요독소)이 쌓이면서 속이 불편하고 입맛을 잃게 됩니다. 식욕 부진이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체중도 감소합니다.
- 기력 저하 및 활동량 감소: 빈혈이나 요독증, 탈수 등으로 인해 몸이 무겁고 피곤함을 느껴 잠자는 시간이 늘어나고 산책이나 놀이에 흥미를 잃습니다.
- 구토 및 설사: 요독소가 위장관을 자극하여 구토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.
- 구취 (입 냄새): 요독증으로 인해 입에서 암모니아 냄새나 소변 냄새 같은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. 구내염이나 궤양이 동반되기도 합니다.
- 털 상태 악화: 털이 푸석푸석해지고 윤기가 없어지며, 피부 탄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.
- 빈혈: 신장에서 적혈구 생성을 돕는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빈혈이 발생합니다. 잇몸이나 눈꺼풀 점막이 창백해 보일 수 있습니다.
- 신경 증상 (병이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): 경련, 비틀거림, 의식 저하 등 신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.
이러한 증상들은 만성 신부전 외 다른 질병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,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받아야 합니다.
** M D 신부전, 어떻게 진단할까요?**
동물병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검사들을 통해 만성 신부전을 진단하고 병의 진행 단계를 평가합니다.
- 문진 및 신체 검사: 보호자로부터 증상 발현 시기 및 양상, 음수량/배뇨량 변화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듣고, 강아지의 전반적인 상태(체중, 탈수 여부, 구강 상태, 신장 촉진 등)를 평가합니다.
- 혈액 검사:
- 신장 수치 확인 (매우 중요):
- BUN (Blood Urea Nitrogen):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단백질 대사 산물입니다.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수치가 상승합니다. (단, 탈수나 고단백 식이 등 다른 요인에도 영향받음)
- 크레아티닌 (Creatinine): 근육에서 생성되는 노폐물로, 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됩니다. 신장 기능 저하 시 수치가 상승하며, BUN보다 신장 기능을 더 특이적으로 반영합니다.
- SDMA (Symmetric Dimethylarginine): 비교적 최근 도입된 신장 기능 지표로, BUN이나 크레아티닌보다 더 이른 시기(신장 기능 40% 손상 시)에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.
- 전해질 검사: 혈중 인(P), 칼륨(K), 칼슘(Ca) 등의 농도를 확인합니다. 만성 신부전 시 인 수치가 상승하고 칼륨 수치가 변동(초기 감소, 후기 증가)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- 전혈구 검사 (CBC): 빈혈 유무 및 심각도를 평가합니다.
- 신장 수치 확인 (매우 중요):
- 소변 검사:
- 요비중 (Urine Specific Gravity, USG): 신장의 소변 농축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.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소변을 제대로 농축하지 못해 요비중이 낮아집니다 (1.030 이하, 특히 1.008~1.012 사이는 신부전 강하게 의심).
- 단백뇨 검사 (Urine Protein:Creatinine ratio, UPC):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는지 확인합니다. 단백뇨는 신장 손상을 나타내는 지표이자, 신부전 진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중요하게 평가합니다.
- 기타: 소변 스틱 검사, 소변 침전물 검사 등을 통해 감염, 결석 등 다른 이상 여부를 확인합니다.
- 영상 검사 (복부 초음파, 엑스레이):
- 신장의 크기, 모양, 구조적인 이상(낭종, 종양, 결석 등) 여부를 확인하고, 다른 복강 내 장기의 상태도 함께 평가합니다.
- 혈압 측정: 신부전과 고혈압은 서로 악영향을 미치므로, 혈압을 측정하여 관리 계획에 반영합니다.
📊 IRIS Staging: 신부전 단계 평가
위의 검사 결과들을 종합하여 국제신장학회(IRIS, International Renal Interest Society) 기준에 따라 만성 신부전의 단계를 1기부터 4기까지 평가합니다. 이 단계 평가는 예후를 예측하고 단계별로 적절한 치료 및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. (단계별 관리법은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.)
(결론)
강아지 만성 신부전의 증상은 초기에는 다음다뇨 외에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. 의심 증상이 보인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혈액 검사, 소변 검사 등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. 특히 SDMA 검사는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. 정확한 진단과 단계 평가는 우리 아이의 남은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의 첫걸음입니다.
다음 <3편: 만성 신부전 관리,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?> 에서는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신부전 단계별 관리 목표와 구체적인 방법(식이 요법, 약물, 피하수액 등)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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