에취! 콜록콜록! 훌쩍훌쩍... 옆에서 고양이가 이런 소리를 내면 집사님 마음은 덜컥 내려앉습니다. "혹시 우리 냥이 감기 걸렸나?", "사람 감기가 옮았나?" 걱정이 앞서죠. '고양이 감기'라고 흔히 부르는 이 증상들은, 사실 사람의 감기와는 원인이 다른, 고양이들 사이에서 매우 흔한 **상부 호흡기 감염증(Feline Upper Respiratory Infection, URI)**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.
특히 아기 고양이나 면역력이 약한 고양이에게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, 정확히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 이번 포스팅에서는 고양이 감기의 진짜 원인부터 증상, 집에서 할 수 있는 관리법과 병원 방문 시점,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예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.
❓ Step 1: '고양이 감기'의 진짜 정체는? (주요 원인 바이러스/세균)
고양이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체는 매우 다양하지만, 약 90% 이상이 바이러스 감염이며 그중에서도 다음 두 가지가 가장 대표적입니다.
-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 (FHV-1, Feline Herpesvirus-1):
- 매우 흔한 원인균으로, 주로 **심한 결막염(눈곱, 충혈, 눈물)**과 각막염(심하면 궤양), 그리고 재채기,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을 유발합니다.
- 한번 감염되면 평생 신경절 등에 잠복해 있다가,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.
- 고양이 칼리시 바이러스 (FCV, Feline Calicivirus):
- 허피스만큼 흔하며, 매우 다양한 변종이 존재합니다.
- 일반적인 호흡기 증상(재채기, 콧물) 외에도 **혀나 입천장, 입술 등에 물집이나 궤양(구내염 유사)**을 일으켜 침 흘림이나 식욕 부진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.
- 때로는 일시적인 다리 절뚝거림(파행)이나 폐렴을 일으키기도 하며, 드물지만 전신으로 퍼져 치명적인 증상을 유발하는 고병원성 칼리시 바이러스도 존재합니다.
이 외에도 클라미디아 펠리스(세균, 주로 결막염 유발), 보르데텔라 브론키셉티카(세균), 마이코플라즈마(세균 유사 미생물) 등이 단독 또는 바이러스와 함께 복합 감염을 일으켜 상부 호흡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
😷 Step 2: 우리 냥이 감기 증상, 제대로 알기!
고양이 감기(상부 호흡기 감염증)의 증상은 감염된 원인체, 고양이의 나이와 면역 상태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.
- 흔한 증상:
- 재채기: 가장 먼저, 그리고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.
- 콧물: 처음에는 맑은 콧물이 흐르다가, 2차 세균 감염이 동반되면 누렇거나 초록색의 끈적한 콧물로 변하고 코가 막힐 수 있습니다.
- 눈 증상: 눈물이 많아지고 눈곱이 심하게 끼며, 결막(눈 흰자위와 눈꺼풀 안쪽)이 붓고 충혈됩니다(결막염). 눈을 잘 못 뜨거나 찡그리는 모습을 보입니다. (허피스 감염 시 각막 손상/궤양 주의)
- 기력 저하 및 식욕 부진: 열이 나거나, 코가 막혀 냄새를 잘 못 맡거나, 입안이 아파서(칼리시 궤양) 기운이 없고 밥을 잘 먹지 않으려 합니다.
- 발열: 체온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.
- 동반될 수 있는 증상:
- 기침: 재채기보다는 덜 흔하지만 나타날 수 있습니다.
- 목소리 변화: 목이 쉬거나 울음소리가 작아지거나 달라질 수 있습니다.
- (칼리시 감염 시) 구강/혀 궤양, 침 흘림, 다리 절뚝거림.
- ❗ 심각한 증상 (즉시 병원 진료 필요):
- 호흡 곤란 (입을 벌리고 숨 쉬거나, 숨쉬기 힘들어 보임)
- 24시간 이상 음식 및 물 거부 (특히 아기 고양이)
- 심한 기력 저하 및 탈수 증상
- 고열 지속
- 녹색/노란색 진한 분비물 과다
💨 Step 3: 어떻게 옮나요? (전파 경로 및 위험군)
고양이 감기는 전염성이 매우 강합니다.
- 전파 경로:
- 감염된 고양이의 침, 콧물, 눈물과의 직접 접촉 (그루밍, 핥기 등)
- 감염된 고양이의 재채기 시 공기 중으로 퍼지는 비말 흡입
- 오염된 환경: 감염된 고양이가 사용한 식기, 물그릇, 장난감, 잠자리, 화장실, 혹은 보호자의 손이나 옷 등에 묻은 바이러스/세균을 통한 간접 접촉
- 고위험군:
- 아기 고양이: 면역 체계가 미숙하여 감염에 매우 취약하고 증상도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. (특히 예방접종 시작 전/완료 전)
- 노령묘 또는 면역 저하묘: 기저 질환(신부전, 당뇨, FeLV/FIV 등)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고양이.
- 예방접종 미실시/미완료 고양이.
- 밀집 환경: 보호소, 펫샵, 길고양이 급식소, 다묘 가정 등 여러 마리가 함께 생활하는 환경.
🏥 Step 4: 치료와 관리 - 집에서 할 수 있는 일과 병원 방문 시점
고양이 감기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성이므로 항생제는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지 못합니다. (단, 2차 세균 감염이 의심되거나 클라미디아 등 세균 감염 시에는 필요) 따라서 치료는 고양이 스스로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**지지 요법(Supportive Care)**이 핵심입니다.
- 가정에서의 관리 (지지 요법):
- 편안한 휴식: 조용하고 따뜻하며 깨끗한 환경에서 푹 쉴 수 있도록 합니다.
- 습도 유지: 가습기를 틀어주거나, 잠시 따뜻한 물을 틀어놓은 욕실에 함께 있어 증기를 쐬게 해주면 코막힘과 호흡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.
- 분비물 관리: 부드러운 솜이나 거즈에 생리식염수나 미온수를 적셔 눈곱과 콧물을 부드럽게 닦아줍니다. 코가 심하게 막혔다면 수의사와 상담 후 처방받은 점비액을 사용합니다.
- 식욕 및 수분 공급 (★매우 중요★): 코가 막혀 냄새를 못 맡으면 식욕이 크게 떨어집니다. 향이 강한 습식 사료를 약간 데워주거나, 닭가슴살 등 기호성 좋은 음식을 소량 섞어 급여를 유도합니다. 탈수 예방을 위해 물그릇을 여러 곳에 두고 신선하게 유지하며, 습식 사료 급여가 수분 섭취에 큰 도움이 됩니다. 아이가 잘 먹지 못하면 회복이 더디므로 매우 중요합니다!
- 격리: 다묘 가정이라면 아픈 아이를 다른 고양이와 분리하고 식기, 화장실 등을 따로 사용합니다.
- 동물병원 방문이 필요한 경우:
- 아기 고양이, 노령묘, 기저 질환 있는 고양이가 감기 증상을 보일 때
- 24시간 이상 음식이나 물을 거의 먹지 못할 때
- 호흡 곤란 증상 (입 벌리고 숨쉬기, 숨쉬기 힘들어 보임)
- 고열이 지속되거나 아이가 심하게 기운이 없을 때
- 누렇거나 초록색의 진한 콧물/눈곱이 심할 때 (2차 세균 감염 의심)
- 눈을 잘 못 뜨거나 각막(검은자)이 뿌옇게 변하는 등 눈에 이상이 심할 때
- 증상이 7~10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더 심해질 때
- 동물병원 치료: 수의사는 진단(보통 임상 증상 기반) 후, 필요에 따라 탈수 교정을 위한 수액 처치, 2차 감염 예방/치료를 위한 항생제, 눈 증상 완화를 위한 안약/안연고(항바이러스제 포함 가능), 코막힘 완화제, 식욕 촉진제, L-라이신 보조제(허피스 바이러스 억제 도움) 등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. 심한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.
🛡️ Step 5: 고양이 감기 예방, 백신이 최선! (예방 접종과 위생)
고양이 감기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,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입니다.
- FVRCP (고양이 종합백신): 고양이 감기의 주범인 허피스 바이러스(FVR)와 칼리시 바이러스(FC), 그리고 치명적인 **범백혈구 감소증(P)**을 함께 예방하는 **핵심 백신(Core vaccine)**입니다. 모든 고양이가 반드시 맞아야 합니다.
- 접종 스케줄: 보통 생후 6~8주부터 시작하여 2~4주 간격으로 2~3회 기초 접종을 완료하고, 1년 후 추가 접종, 이후에는 고양이의 생활 환경(외출 여부, 다묘 가정 등)과 건강 상태에 따라 수의사와 상의하여 1~3년 주기로 추가 접종을 합니다.
- 백신의 중요성: 백신이 100% 감염을 막지는 못하더라도(특히 허피스 바이러스는 잠복 감염 가능), 감염 시 증상을 훨씬 가볍게 하고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.
- 기타 예방:
- 청결한 환경 유지: 식기, 물그릇, 화장실, 잠자리 등을 깨끗하게 관리합니다.
- 격리: 새로 입양한 고양이는 일정 기간 격리 후 합사하고, 감기 증상을 보이는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와 분리합니다.
- 스트레스 관리: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허피스 바이러스 재발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,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스트레스 요인을 최소화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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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결론): 흔하지만 방심은 금물! 예방과 관심으로 지켜주세요
고양이 감기는 집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는 매우 흔한 질병입니다. 대부분의 건강한 성묘는 잘 이겨내지만, 아기 고양이나 노령묘에게는 위험할 수 있고 전염성도 매우 강합니다. 우리 냥이가 재채기, 콧물, 눈곱 등 감기 증상을 보인다면 당황하지 마시고, 집에서 세심하게 돌보면서 필요한 경우 빠르게 동물병원 진료를 받으세요. 무엇보다 FVRCP 예방접종을 통해 미리 든든하게 대비하는 것이 우리 냥이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잊지 마세요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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